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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7 13:06

유영선 선교사

조회 수 2800 추천 수 2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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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선교사 코너
나도 아주 가끔 선교사 된 것을 후회 할 때가 있다.  두 아이들을 기숙사에 떨어뜨리고 돌아 설 그 때였고, 이 번에 연년생이던 동생을 여위면서 세 조카와 혼자된 제부를 두고 다시 사마르로 돌아 가는 비행기를 타면서였다. 1년 5개월 터울이던 우리는 쌍둥이처럼 붙어 다녔고 나보다 키도 덩치도 항상 커서 더 언니 같았던 동생이었지만 꼬박꼬박 나를 언니라 불렀고 또 언니처럼 의지 해 주었다.  나중엔 대학 기숙사까지 같은 방을 쓰다 일 년사이 결혼 한 우리 둘은 어쩜 부모님보다 서로를 더 의지했던 것 같다.


<95년 5월 제부와 남편은 한 날 같은 신대원을 졸업했다>
만 40세를 몇 개월 넘긴 2000년에 위암 초기라는 진단을 받고 수술과 항암치료받은 후 몇 해를 잘 지내오던 동생은 회복 후 목회자의 아내로 남편을 잘 내조했던 사모다. “언니, 병원 심방 다닐 때 특히 암환자들은 내가 심방 가면 큰 위로가 된다네.  아마 하나님이 이렇게 쓰실려고 내가 그 고생을 했던 모양이야.”하던 동생… 그러다 결국 다시 재발되어 지난 2년은 무척 힘들어 했다.  2006년 여름 본국사역을 마치고 이 곳으로 돌아오며, 아이들을 기숙사 보낼 때보다 더 큰 후회가 있었다.  가끔 통화하면 점점 약해져 가는 동생의 목소리, 멀리있기에 챙기지 못하는 내 맘은 후회막심으로 가득찼지만 좋은 남자라는 나의 남편보다 더 아내에게 잘하는 제부가 있었고,  동생도“언니, 걱정하지마. 난 애들 아빠가 잘 챙겨주니깐…”라고 항상 나를 안심시키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막내에게서 이메일을 받았다.  작은언니 상태가 좋지않아 병원에 입원했다고… 그 전에도 가끔 입원을 했던터라 갑자기 무슨 일이야 있을까 스스로를 위로하며 그래도 이 번엔 가서 며칠이라도 챙겨주어야 후회스런 맘을 다스릴 수있을 것 같아 비행기표를 알아보고 있던 중 이틀 후 늦은 밤 울먹이는 다른 동생의 급한 전화를 받게되었다. “언니, 영주언니 아무래도 금방 임종 할 것 같아.”밤을 꼬박새며 어렵게 제부를 통해 비행기표를 구하긴 했지만 올 해는 유난히 비가 많이 와 곳곳에 홍수가 난 이 곳을 빠져나가는 일이 보통 일이 아니었다. 사마르를 떠난지 근 60시간 만에야 워싱톤 공항에 도착 할 수 있었고, 공항서 그 길로 병원으로 달렸다.  금방 임종 할 것 같다던 동생은 계속 언니가 오는 중이니 조금만 기다리라고 한 가족들의 얘기와 혼수 상태였긴 했지만 몇 번을 휴대폰으로 내가 했던 전화를 이해했는지 그나마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도록 우리가 도착한지 한 40여 시간 후에 세상을 떠났다.
  
입원했다던 이메일을 열기 전, 그 날 새벽 경건의 시간에 유난히 맘에 와서 닿았던 말씀이 욥기 23:13의 말씀이었다.  “그는 뜻이 일정하시니 누가 능히 돌이킬까 그 마음에 하고자 하시는 것이면 그것을 행하시나니” 영어로  But he stands alone, and who can oppose him?  He does whatever he pleases.  묵상을하면서 왜 이 말씀을 주시나 여러가지로 우리의 현재 사역 속에 일어나는 일과 연관을 시켜보았지만 특별히 마음에 닿는 것은 없었다.  그러다 이메일을 몇 시간 후에 열게되니 그 말씀이 다시 생생하게 다가 오는 것이다.  마지막 부분 He does whatever he pleases.  please (좋다) 라는 말, pleasure (희락)이란 말의 동사형…주께서 기분 좋은데로 행하신다는 말처럼 들리는 것이… 속이 상하고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  가끔있는 얍복강의 이벤트인  나와 주님과의 씨름.  “참, 기분 좋으시겠습니다. 이렇게 우리 모두를 힘들게 하시니… 좋은 아버지 맞습니까?”한 두시간 정도의 씨름은 물론 나 혼자의 공격이었고 힘이 든 내가 좀 조용해 지자 그 때부터 차근차근 대답하셨다.  “너, 기숙사 보냈던 니 애들 집에 올 때 어떻게하니?”두 달 반만에 분기가 끝나고 아이들이 집에 올 때가되면 우리 집은 아이들 맞는 준비로 떠들썩 해진다.  비웠던 방들을 깨끗이 청소하고, 침대, 배게 커버 갈기, 이불 빨기 등등… 그 뿐인가 아이들 좋아하는 메뉴가 매 끼니데로 정해지고, 시장가고… 특별히 분기말 시험으로 또는 리포트로 많은 스트레스가 쌓이면 집에 오기 전 아이들은 종종 병이 날 때도 있다.  전화로 “엄마, 나 열나고 아파요”하면 나는 속이 상해 아이들을 달랜다. “며칠만 참자.  집에 오면 되니까”그러다 집에 온 아이들을 우리 품에 안으면 얼마나 기쁘고 뿌듯한지…
“너도 그런데,  오랫동안 세상 기숙사에 보냈던 내 딸, 더군다나 지난 몇 년 병으로 고생하던 내 아이를 이제 내 품에 안을 생각을 하니 어떻게 기쁘지 않겠니?  그러니 Will you oppose me (니가 반대하겠니?)”할 말이 없었다.  동생은 또 얼마나 좋을까.  우리 아이들이 집에 오면 처음으로 하는 일이 자는 일이다.  열 몇시간씩 밀린 잠을 자는 것이다.  편안한 안식처 부모의 품 안이라 그럴 것이다. 동생도 그동안 밀린 안식을 취하느라 정신없이 잠을 잘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그 밀린 잠에서 깨면  아마 동생을 위해 아버지는 하늘 메뉴로 큰 잔치를 베푸셨을 것이다.  지난 일 년은 위암으로 거의 먹지를 못했으니…

‘좋다’라는 말.  나에게 좋은 것과 하나님께 좋은 것에는 큰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결국 이 반갑지 않은 아픔도 아버지가 좋은 일이라 하시면 나는 할 말이 없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얼마동안 이 아픔을 견디어 내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그 아픔 속에서도 좋으신 아버지가  좋다하시면 그렇게 믿고 견디어 내는 것이 자식의 도리라는 생각으로 견디어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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