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지에서 보내온 구정 소개

by 김덕규 posted Feb 12,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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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시의 굉음  ***
밤12시가 가까워오자 시내는 온통 섬광과 폭음으로 가득찹니다.
오늘이 "춘지에", 중국인들이 가장 크게 쇠는 명절입니다.
이 광경을 전해 드리려고 자다가 옷을 입고 나왔습니다.
비디오 카메라를 들고 부억쪽 창문을 열었습니다.
순간 매캐한 화약냄새와 폭죽이 터지는 소리-연달아 터지는 폭발소리가 귀청을 때려서 잠시를 견딜수 없습니다.
7층건물에서 바라본 시내가 온통 불곷섬광으로 물들여지고 있습니다.
귀청을 때리는 소리, 폭탄이 날아가는 소리, 기관총소리---영락없이 전쟁터입니다.
시내의 길은 폭죽 부스러기로 붉은 눈이 온 듯하고 수북이 쌓인 낙엽같기도 합니다.
명절날 귀신을 쫒느라 화약을 터뜨리는 풍습이 시작되었다는데 .....
이들이 다 하나님의 백성으로 다시 돌아와야 될 텐데요..
한 편 길 모퉁이 마다에는 명절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영하 20도의 추위에도 나와서 죽은 조상에게 보내느라 가짜돈을 태우고 있습니다. 참 안타깝습니다.
춘지에가 지나면 폭죽으로 다치거나 죽는 사람이 하도 많아서 정부에서 금지하곤 했는데
올해는 경제가 나아진 백성을 맘껏 엔조이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중국이 화약의 나라라는 것이 확인되는 순간입니다.
밖은 천지가 요동하는데 아이들과 강아지는 잘도 잡니다.
저도 이제 리포트를 그만쓰고 자야겠습니다. 아-함... 밤 한시입니다.
중국사람들 귀신쫒는 일 구경하다가 안자고 돌아댕기면 아내한테 쫒겨날지도 모릅니다.
오이사  2005년 2월 11일